요즘 글로벌 IT 업계 화두는 '수직 계열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사업 영역을 구분하던 '분리형 체계'에서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연계형 시스템'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운영체계(OS)나 콘텐츠 같은 소프트웨어 영역에 진출하는가 하면, 유통 플랫폼 사업자가 역으로 스마트 기기나 부품 비즈니스 등과 같은 하드웨어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 각자 강점을 중심으로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수직 계열화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업 전략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단말기와 플랫폼, 부품, 콘텐츠를 아우른다.

아마존, 레노버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삼성전자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영역 간 수직 계열화 방식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사업 간 연계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분석한다. 또 수직 계열화를 시도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절대 우위인 사업 영역을 바탕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 유통 플랫폼 시장을 잡고 있는 아마존, 세계 PC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레노버, 10억명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 등이 그 예다.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초점을 맞춘 칩 설계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PC 강자인 레노버는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스마트 기기에 적용되는 부품까지 섭렵하며 수직 계열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단 하드웨어 부문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PC, 스마트TV, 태블릿PC, 스마트폰을 4가지 디바이스 사업군으로 밀고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홈 등 IT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통 플랫폼 사업자인 아마존은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아마존이 자사 제품에 핵심칩을 공급했던 미국 반도체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모바일칩 부문을 인수한다는 추측이 돌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와 협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접목을 시도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인 애플과 삼성전자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자사만의 IT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제는 아마존, 레노버 등과 같은 글로벌 IT기업까지 가세해 생태계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IT 전문가는 "어떤 기업이 주력 사업을 한정 짓는 시대는 끝났다"며 "융합과 협력으로 대두되는 수직 계열화 트렌드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기 기자 / 손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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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우주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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