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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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한국 방문 중에 많은 친구, 선배, 후배들을 만났다.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그 중에 내가 가장 열을 올리며 했던 이야기는 “네이버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가”였다. 많은 사람들은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사람들은 네이버가 한국에서는 정말 잘 하고 있는 회사라며 반박했다.

민감한 주제라 다루기가 조심스럽지만, 블로그를 통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말이다. 물론 내가 든 예들은 검색엔진을 통해 얻는 정보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동안 네이버를 사용했고, 지난 2년 반동안 구글을 사용해 온 지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주제를 네이버에서 한글로 검색하는 대신 구글에서 영어로 검색하면 대부분의 경우 훨씬 품질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영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특혜로 여길 정도이다.

나는 네이버가 엠파스를 이기면서 검색 엔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던 시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계기는 2000년 7월에 일어난 한게임과의 합병과 KOSDAQ 상장이었다. 얼핏 보기엔 어색한, 그러나 훌륭한 결정을 통해 네이버는 크게 도약했다. 당시에 사실 ‘자연어 검색’ 기술로 20억의 VC 투자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엠파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네이버에 밀린 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200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네이버에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네이버는 계속해서 혁신을 했고, “네이버에서 검색해보세요”라는 참신한 마케팅, 그리고 특히 지식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점차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았다. 무엇이든지 네이버에 가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정보가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네이버 지식인에 몰려들었다. 나중에 구글이 등장해서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네이버가 자신의 정보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바람에,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네이버에 있는 양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나도 구글을 써보면서 영어는 어떨지 몰라도 한국어 검색은 참 못한다고 생각했다. 네이버는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고의 검색 엔진이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적어도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졸업 후 회사에서 일하면서 한글로 검색할 일은 거의 없어졌다. 영어로 검색을 하기 시작하니 구글과 네이버의 품질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네이버를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아주 가끔 네이버에 들어가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지나치게 선정적인, 소위 “낚기 기사”에 몇 번 걸린 이후로는 짜증이 나서 거의 방문하지 않고 있다.

Mickey Kim님이 웹 검색의 진화와 미래라는 블로그에서 두 검색엔진의 차이에 대해 언급했는데, 단적으로 비교해보면, 네이버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에 초점. 구글은 정보를 ‘찾아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임정욱 님도 “Mammogram 검색 결과로 보는 한미검색의 차이“라는 글을 통해 두 검색엔진을 비교한 바가 있다. 여기서는 두 가지 예를 들어 그 차이점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1. 투명 교정 (Invisalign) 가격

얼마 전에 아는 사람이 ‘투명 교정 (invisalign)‘을 알아보길래 가격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서 먼저 네이버에서 “투명 교정 가격”이라는 검색어로 찾아봤다.

네이버에서 ‘투명 교정 가격’으로 검색한 결과. 정보가 아닌 광고가 한 화면 전체를 차지한다.

첫 화면 전체가 광고로 가득 차 있다. 나는 투명 교정이 얼마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지 강남의 병원 이름이 궁금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나에게 전혀 의미 없는 정보를 거쳐서 아래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뜨는 것은 지식인 검색 결과이다. 이제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헤멜 차례이다.

수준이 낮은 광고성 지식이 모인 곳, 네이버 지식인.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가격 얘긴 안하고 딴 얘기만 자꾸 한다. 광고성 답변이 섞여 있는 것도 당연하다. 지식이 극도로 단편적인데다가, 이미 시기가 지난 정보가 많고, 무엇보다도 그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전문성을 가졌는지, 이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다음으로, 구글에서 똑같은 내용을 찾아보았다. 검색어는 “Invisalign Prices”이다.

구글에도 광고가 있다. 단, 3줄을 넘는 적이 없다. 게다가 광고 중 첫 번째 링크는 Invisalign이라는 기법을 개발한 회사의 공식 웹사이트이다. 이런 광고라면 나에게 도움이 된다.

구글 검색 결과의 최상단 광고 세 개.

그 아래 검색 결과가 나온다. 내가 찾는 주제와 관련이 깊은 웹사이트들이 나와 있다.

Invisalign Price 검색 결과. 모두 내가 찾는 정보와 연관이 깊은 내용들이다.

첫 번째 검색 결과가 가장 눈에 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자. (클릭해서 직접 보시기를 권한다.)

검색 결과 중 첫 번째로 뜬 realself.com. 투명 교정 가격이 지역별로 표시되어 있다.

미국 각 도시별로 사람들이 Invisalign에 얼마의 비용을 썼는지 알 수 있다. $2,700부터 $5,617까지. 빨간 색은 좀 더 비싼 곳, 그리고 노란 색이나 녹색은 좀 더 싼 곳이다. 그 아래에는 아래와 같은 338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대충 얼마 정도 비용이 드는지 한 번에 감이 온다.

# $2,400 Glendale, CA: 1 month in, great so far! But be sure you are a good candidate
# $5,250 New York City, NY: Expensive lesson in Invisalign
# $4,300 Chicago: Invisalign: What they don’t tell you
# $6,400 California: Wish I’d done braces
# $5,000 Bristol, CT: Invisalign Review, my pros and cons (w/video)
# $3,000 Huntington Beach, California: One Invisalign Experience
# $5,000 Winnipeg, Manitoba, Canada: Second round of orthodontics with Invisalign
# $6,200 Woodbury, MN: Invisalign for severe case (24 months) – it’s so worth it!
# $5,000 Philadelphia, PA: Still working on it, with good results!…Now, some details you should know….
# $6,000 Maryland: Yes, Invisalign Works Even on REALLY Bad Teeth
[...]

다시 검색 결과로 돌아와 두 번째 링크를 클릭하면 Invisalign을 개발한 회사의 공식 페이지로 간다. 조금만 내려가보면 세 번째 문단에 가격에 대한 정보가 있다. 전국 평균은 약 $5000이나, 경우에 따라 $3500에도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들 것이다. 이렇게 멋진 웹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시간이 남아서일까? 남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고 싶어서일까? 구글 애드워드 (Google Adwords)에 그 해답이 있다. 아래와 같이 웹페이지 왼편에 구글 광고가 달려 있다. 이것이 구글이 만든 건강한 생태계이다.

realself.com 같은 웹사이트에서 공을 들여 정보를 정리하는 이유: 구글 애드워즈(Google Adwords)

즉,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도록 정보를 잘 가공해서 올려 놓으면 자연스럽게 구글에서 검색 결과 랭킹이 올라가고,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 광고 수입이 증가하는 선순환 고리이다. 이게 과연 돈이 될까 싶겠지만, 돈이 꽤 된다. 한 인기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지인은 구글 광고를 달자마자 월 수천만원의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당신이라면 공을 들여 이런 사이트를 만들겠는가? 물론이다.

두 번째 예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경제학과 대학원생이고, 이번에 쓰는 논문에서 프랑스의 인구에 대한 최신 정보를 넣고 싶다고 하자. 두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프랑스 인구” (네이버) vs. “Population of France” (구글)

먼저, 네이버 검색 결과를 보자.

프랑스 인구. 네이버 검색 결과

프랑스 인구. 네이버 검색 결과

제일 첫 줄에 프랑스 인구가 나온 것까지는 좋다. 출처가 백과사전이라는데, 백과사전이 어떻게 출처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두산대백과사전이 출처라고 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논문을 쓰는 사람이 사전을 출처로 달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정보를 처음 수집한 곳이 출처가 되어야 하는데 (인구 센서스 등) 그런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어쩄든, 더 아래로 내려가보면 여지없이 지식인 검색이 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가관이다. 쥬니버Q&A라고, 초등학생들이 숙제하면서 주고 받은 내용인 것 같은데, 2009년에 질문/답변한 첫 번째 링크를 클릭하면 네이버에서 이미 제공하는“출처 불분명하고 2년이 지난 정보”를 그대로 복사해서 답변해 놓았다. 심지어 2005년에 질문/답변한 정보도 있다. 클릭 몇 번 해보면 거의 새로울 게 없고 좋은 정보가 없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출처“를 찾을 길이 없어 논문에는 사용할 수 없다.

네이버의 '프랑스 인구' 검색 결과. 지식인.

네이버의 ‘프랑스 인구’ 검색 결과. 지식인.

다음으로 구글 검색 결과를 보자.

Population of France. 구글 검색 결과

일단 인구 성장 그래프가 눈에 띈다. 네이버와 같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에는 출처가 있다. 출처는 World Bank이다. 이정도면 신뢰해도 되는 정보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검색 결과인 Wikipedia를 클릭해보자. 직접 들어가보면 놀랄 것이다. 2010년의 프랑스 인구가 “프랑스 정부”를 출처로 해서 달려 있다. 출처 링크도 있고 당연히 신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토 내에 사는 프랑스인 뿐 아니라 대평양의 프랑스 소유 섬 등에 사는 사람들의 인구도 같이 나와 있다.

첫 번째 검색 결과인 위키피디아 페이지에서 찾은 대목. 2010년 1월 기준으로 프랑스 인구는 65,447,374명이며, 그 중 62,793,432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일단 내가 원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10여초만에 얻었다. 그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또 한 번 놀란다. 프랑스 인구가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official French censuses”라는 출처 정보가 명시되어 있다.

연도별 프랑스 인구 변동 추이

그 아래로 더 내려가보면 “프랑스 인구”에 대해 알고 싶을 만한 내용이 전부 들어있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세계대전 전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민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현재 출산율은 얼마인지 등이 모두 출처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사람들에게 이러한 검색 결과 품질 차이 얘기를 하면 듣는 반응 중에 한 가지는, “한국에는 좋은 정보를 가진 웹사이트가 없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그런 웹사이트를 먼저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좋은 정보를 가진 웹사이트가 있더라도 네이버에서 이를 보여주지 않아서는 아닐까?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3월 15일에 이정환님이 쓴 글을 보니 네이버 검색 결과의 72.3%가 지식in,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의 네이버 자체 사이트로 유입된다고 한다. 이러니 한국 사람들의 생활은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네이버로 끝나는 것이다. 다른 사이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주 작다.

기억을 조금 더듬어보았다. 네이버가 나타나기 전의 한국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이었던가? 심마니라는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가 따로 있었고, “디비딕“이라는 질문 답변 사이트가 따로 있었다. 엠파스, 네이버에서 이러한 사이트를 검색해 주었고, 그 사이트들은 해당 정보를 이용하기 가장 편리하도록 사이트를 가꿔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네이버가 이런 정보를 직접 정리하거나 회사를 사서 사이트에 붙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생활 자체는 편리해졌다. 마치 One Stop 쇼핑처럼 한 곳에서 필요한 일들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티켓은 네이버 여행에서, 부동산 정보는 네이버 부동산에서, 그리고 뉴스는 네이버 뉴스에서 보면 된다. 그러나, 네이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소유, 가공해서 사람들에게 “떠먹여”주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변질되고 말았다. 네이버는 한국의 인재가 모인 회사다. 이런 회사가 정보를 소유, 가공할 줄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사이트가 다른 사이트보다 더 품질이 높은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것이 “네이버가 가장 잘 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색에 집중하지 않고 온갖 정보를 수동으로 가공하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 즉시 인력이 부족해지고,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이건 사람을 채용해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해당 정보를 훨씬 더 잘 가공해서 제공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겨나더라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서 자신의 서비스보다 위에 올려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이버가 이미 제공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든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진짜 문제가 있고, 이 글을 쓴 목적이 있다. 즉, 바로 앞 블로그에 소개되었던 Netflix와 같은 Disruptive Technology가 등장할 기회가 차단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인터넷은 10년동안 정체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변화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새로운 사이트가 등장해도 순위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갈 기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네이버 검색을 하면 제일 먼저 보는 건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지식인, 네이버 음악, 네이버 동영상이고, 맨 아래에 초라하게 자리잡고 있을 뿐인 웹 검색 결과에까지 도달하는 일은 거의 없다.

구글에서는 시나리오가 어떻게 다른지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미국판 싸이월드”였던 Myspace.com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싸이월드가 한국에서 먼저 뜬 후인 2003년에 생겨났고, 아마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당시 마이스페이스의 인기는 대단했다. 미국에서 젊은 사람 중에 마이스페이스 계정 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미국 친구들이 마이스페이스를 쓰기 시작하고 점차 그 안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마이스페이스를 이길 회사는 절대 없겠거니 했다.

내 생각이 틀렸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9년에 미국에서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를 따라잡았고, 이겼다.[] 이미 세계 트래픽에서 마이스페이스를 앞지른 후였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트래픽 비교. 페이스북이 따라잡다가 추월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이긴 사건이 구글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나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으면 대개 구글에 이름을 친다. 그러면 그 사람의 Myspace, Facebook, LinkedIn, Twitter 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내 이름(Sungmoon Cho)을 치면 아래와 같은 검색 결과가 나온다.

구글에서 Sungmoon Cho로 검색한 결과

지금은 LinkedIn과 Facebook 링크가 가장 먼저 등장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Myspace 링크가 상위에 나왔었다. Facebook이 인기를 얻어가기 시작하면서 등수가 조금씩 올라갔을 거고, Facebook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 하고 클릭해보고 나서 Myspace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을 거고, 관심이 생겨서 자기도 가입을 했을 거고, 그 결과 Facebook의 검색 순위는 더 상승했을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서 기존 서비스보다 더 좋은 정보를, 더 좋은 인터페이스로 제공한 것이고, 그 결과 승리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 2년 반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그 짧은 기간동안 관찰한 것만 해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사건. 나도 바로 이전 블로그에서 그렇게 얘기했고, 임정욱 님도 Netflix vs. Blockbuster에서 똑같은 비유를 들었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거대 회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회사를 창업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을 모으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이기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다. 골리앗은 나중에 다윗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 회사를 살 것이다. 그러면 창업자는 갑부가 된다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구글이 Admob을 인수한 사건도 이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느끼는 한국과 미국의 M&A 문화 차이” 참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네이버가 만들어놓은 낡은 부대에 새 술이 자꾸 담기면서 한국은 그만큼 혁신 속도에서 뒤쳐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네이버가 독점하고 있는 한, 그리고 네이버가 계속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 한(네이버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0년 첫 쿼터 매출액이 3300억원이었고, 그 중 30%에 달하는 무려 1130억원이 당기순이익이었다. 그리고 지금 현금 보유액이 약 2000억원이다. []), 답은 없어 보인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돈을 잘 벌고 있는 사업 모델을 바꿀 동기도 없고 그래야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가 무서운 것이다.


업데이트 (2010/3/23): 구글과 네이버를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서는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번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다음 두 개의 링크를 클릭해서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일한 키워드로 검색했습니다. 검색어는 이 블로그의 제목입니다. 네이버는 글의 원문조차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글을 퍼가서 올린 네이버 블로그와 제 글에 반박하는 글들이 제일 위에 뜨네요 (신기하네요.. 꼭 일부러 그런 것처럼.). 게다가 검색 의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뉴스 기사가 버젓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http://bit.ly/bfK4Lk (네이버) vs http://bit.ly/93BIcT (구글)
게다가 네이버에서 ‘사이트 검색‘을 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군요.

업데이트 (2010/3/25): 제 포스팅에 이어 메사추세츠 주립 대학에서 정보 검색을 연구중이신 김진영님이 “네이버가 구글과 싸우는 법 – 검색 연구자의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주셨습니다. 네이버가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려면 검색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네요.

업데이트 (2010/3/29): 몇몇 분들이 영어로 된 정보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한글 검색끼리 비교해야 공정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하며 그 근거로 한국어 검색 비교를 해주셨습니다 [참고글]. 그 주장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왜 그런지, 그게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저도 글을 쓰기 전에 한글 검색 비교를 예로 드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그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가 막힌 상태에서 구글 등 다른 검색엔진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2)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포털들은, “포털 바깥에는 쓸만한 정보가 없다”는 가정하에 모든 정보를 자신의 데이터베이스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검색 결과에서 자신의 포털 안에 들어있는 정보를 가장 먼저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정보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어야 할 인터넷 생태계가 파괴되었고, 좋은 정보를 가공해서 올리는 사이트가 많이 생겨나지 못했습니다. 구글, Bing 등의 다른 검색엔진이 한글로 된 페이지들을 아무리 열심히 찾아 헤메면 뭐하겠습니까,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상태라면 말이죠. 그래서 제가 ‘잘못 끼워진 첫 단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는 바람에 인터넷 생태계가 망가져가고 있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할까요… 오른쪽 그림처럼 말입니다.

업데이트(2010/3/30): 이 글을 쓰고 나서 네이버 김상헌 사장님이 의견을 주셨네요. 블로그 후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2010/12/1): 깜신님이 ‘네이버 검색의 폐쇄성’에 대해 글을 써서 한동안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2013/4/3): 이 글을 쓴 지 만 3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제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글 중의 하나입니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페이스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며 3만명이 넘는 분들이 다녀갔습니다. 새로 쓴 “갑자기 다시 주목을 받는 3년 전의 네이버“도 함께 읽어보세요.

업데이트 (2014/2/3): 위에서 ‘구글에서 영어로 검색하면 품질이 훨씬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지난 4년간 구글에서 한글 검색을 해본 결과 한글로 된 정보 역시 구글에서 찾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ungmooncho.com/2010/03/21/naver/

Posted by w우주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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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stima.wordpress.com/

구글의 네스트 인수(습도,온도센서 하드웨어 회사)

 

본문중

- 이회사의 제품에는 어떤 최첨단의 기술(초고속 통신기술, Thunderbolt같은 기술들)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상용화된지 오래된 기술들 (Wi-Fi, color screen, machine learning, cloud)을 조합하여 소비자들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Simple, beautiful, delightful

 

Posted by w우주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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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TV 화면은 왜 구부렸나요?

CES라는 이름 자체가 ‘가전 쇼’라는 의미다. 가전 중에서도 직접적인 기술 변화가 두드러지는 분야가 바로 디스플레이다. HDTV, 3DTV 등 그 동안 디스플레이의 발전 자체가 CES를 통해 이뤄져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술의 발전이야 뭐가 됐든 고마운 일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해상도는 다다익선이다. 클수록,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극에 달한 디스플레이의 발전과 함께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다.

성큼 다가온 UHD 디스플레이

올해 CES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가 UHDTV다. '4k TV'라고도 부른다. 가로 해상도가 4000픽셀에 육박하는 해상도를 일컫는다. 보통은 가로폭에 3840개의 픽셀을 집어넣는, 이른바 고해상도 TV다. 우리가 흔히 구입하는 풀HDTV보다 4배 더 많은 픽셀로 화면을 표현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가져온 변화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더 크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었던 TV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해상도 전쟁이 열렸다. 지난해에도 UHDTV는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이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우리 곁에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TV 1대에 수천만원씩 나가는 가격은 대부분 사람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었으니까.

LGD_CES_UHDTV

올해는 현실적으로 눈높이를 낮춘 제품들이 선보였다. 폴라로이드는 50인치 4k TV를 999달러에 내놓았고, 델도 28인치 4k 모니터를 699달러에 선보였다. 풀HD 디스플레이에 비하면 비싸지만, 이제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도전해볼 수도 있는 가격까지 내려왔다. 이제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가 경쟁의 주요 포인트가 됐다.

기술자랑은 다른쪽에서 맡는다. OLED와 커브드(휜) 디스플레이다. OLED TV는 LCD에 가려 있었지만, 수년 동안 CES의 단골손님이었다. 2007년 11인치에서 시작한 OLED는 당시 대형화가 쉽지 않다는 예상을 깨고 이제는 UHD 해상도에 LCD 수준의 대형화도 이뤄냈다. 더 크고 밝은 디스플레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높아진 해상도는 뭘로 채우나

문제는 이 해상도를 채우는 일이다. 현재 HD방송에 비해 물리적으로 4배 많은 픽셀을 동시에 전송해야 한다. HD방송의 경우 공중파 전송 포맷과 함께 디스플레이가 나왔지만, UHD는 아직 전파를 통한 방송 송신 계획이 불투명하다. 현재 UHD방송 전송은 몇 가지 안이 나와 있지만, HEVC 코덱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이 코덱은 압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정보가 4배로 늘어나는 만큼 전송이 만만치 않다.

현재 HD방송도 전송률이 넉넉하지 않아 화면이 빨리 움직이면 깨지는 부분이 생기는데 UHD를 이대로 전송하긴 어렵다. 더 많은 대역폭을 써야 하는데 주파수를 더 할당하는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적인 흐름은 위성이나 케이블, IP망 등을 이용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자칫하면 오버스펙으로 분류돼 일부 마니아들을 위한 전유물이 될 수도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3년 전만 해도 제조사들사이에 험한 소리까지 오가며 치열한 경쟁을 했던 3DTV다.

SEC_CES_UHDTV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블루레이는 4k 콘텐츠를 채우기에 부족하다. UHD 미디어 자체도 스트리밍과 주문형 콘텐츠 방식으로 제공되는 분위기인데, 관련 인프라가 별로 없다. 콘텐츠를 찍고 편집하기는 만만찮은데, 수요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니터도 마찬가지다. 현재 그래픽카드가 4k 해상도를 제대로 뿌려낼 수 있을지가 문제다. 일반적인 그래픽카드는 2560×1600 정도의 해상도를 낸다. 3840×2160 급의 4k 해상도를 내려면 HDMI 1.4나 DP 1.2 포트로 출력하는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4k 해상도에서 게임을 돌릴 정도의 그래픽카드 성능도 요구된다. 4k 수요가 다시금 고성능 PC시장의 발전을 이끌 수도 있지만 이용자들이 현재 풀HD급에 만족할 가능성도 있다.

걱정되는 대목은 또 있다. 4k도 과도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UHD 규격 안에는 8k 해상도도 검토됐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가격을 비롯해 콘텐츠 등 조건들 때문에 4k 위주로 시장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게 요즘 분위기다. 1920×1080 해상도의 HD 규격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로 1366×768의 HDTV가 스쳐지나가듯, 4k도 그렇게 잠깐 왔다 지나가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 왜 구부렸는지 알려주오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것은 커브드 디스플레이다. 필름에 디스플레이를 성형하는 커브드 OLED 뿐 아니라 LCD 패널을 휜 모니터와 TV가 잇달아 선보였다. 스마트폰에서도 그랬지만 삼성과 LG는 “우리 디스플레이 이만큼 구부렸어요”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소비자들은 묻는다. “왜 구부렸어요?” 제조사들의 답이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진 않는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정도의 답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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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기술 자랑을 위해 구부린 것인지, 필요에 의해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낸 것인지가 모호하다. 굳이 용도를 찾아보자면 PC에 여러 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게임을 한다면 비행기의 콕핏에 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겠다.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굳이 디스플레이를 구부릴 이유가 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디스플레이 업체 내부에서도 ‘기술 과시용’이라는 의도를 굳이 감추지 않는다.

당연히 이 디스플레이들이 실험만을 위해 개발한 건 아니다. 휜 스마트폰처럼, 이 TV와 모니터들도 곧 시장에 나온다. LCD가 나오기 직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안쪽으로든 바깥쪽으로든 휘어 있는 것은 왜곡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슈로 화면을 편평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일었던 게 디스플레이다. 가장 평면일 수밖에 없는 LCD 화면 대신 구부러진 화면을 다시 써야 하는 이유는 뭔가.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 과제를 풀어야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술의 발전이 반갑긴 하지만 그에 따르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게임기나 PC는 이제서야 풀HD 해상도로 게임을 원활하게 돌리기 시작했고, HD방송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데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첨단 기술에 대한 생색은 냈지만 실속은 스스로가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기술을 받아쓰는 다른 업계가 챙길 수 있다. 필요에 의한 기술 개발 경쟁, 재미있긴 하지만 ‘왜’라는 의문과 ‘어떻게’라는 걱정이 공존한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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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어디로 휠까 … '휜 폰 전쟁' 2라운드


위쪽 그림은 기판에 휘어진 유리를 덮은 곡면 디스플레이, 아래쪽은 애플의 특허를 적용한 곡면 디스플레이. 애플은 “위쪽 기술은 곡면 유리와 평면 기판 사이의 공간 때문에 터치센서 수준이 떨어지지만 애플 특허를 적용한 아래쪽 기술에선 평면디스플레이 수준의 터치센서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오른쪽 사진은 영국의 한 인터넷 매체에서 만든 가상의 곡면 아이폰 이미지. [자료 미국 특허청]

애플이 삼성·LG전자가 주도하는 곡면(曲面)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벌이는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휜 터치 센서’ 특허를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했다. 휜 회로기판 위에 압력감지접착제(PSA)를 이용해 전기가 통하는 얇은 필름과 유리를 붙인 형태다.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강화하면서 휜 화면에서 생길 수 있는 터치의 부정확성을 없앨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은 이에 앞서 종이처럼 말리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기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이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곡면 스마트폰 출시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 외신들은 “애플이 휜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을 내년 3분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에 내놓을 차세대 아이폰은 4.7인치와 5.5인치로 화면이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둘 중 하나는 상하로 휘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노키아도 최근 접을 수 있는 형태의 배터리팩에 관한 특허를 유럽연합(EU) 특허청에 내면서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는 본격적인 ‘곡면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세계 곡면 스마트폰 시장은 국내 업체가 먼저 치고 나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곡면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운드’를 선보였다. 좌우로 굽히면서 손에 잡는 ‘그립감’을 개선했다. LG전자의 ‘G플렉스’는 반대로 위아래가 오목한 형태다. 통화할 때 자연스럽게 얼굴 곡선에 맞고 동영상 콘텐트 등을 볼 때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진 외신들로부터 잇따라 호평을 받고 판매량에서 다소 앞선 G플렉스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은 진화된 형태인 곡면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삼성은 수첩처럼 접히는 스마트폰, 두루마리처럼 접었다 펼칠 수 있는 태블릿 등의 개념을 제시했다.

올해 10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휘어진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왼쪽)를 출시했다. 곧이어 LG전자는 배터리까지 휘는 ‘G 플렉스’를 내놓으며 곡면 스마트폰 경쟁에 합류했다. [중앙포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곡면 스마트폰 개발에 나선 것은 포화상태로 접어든 스마트폰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곡면 스마트폰의 핵심은 휘는 디스플레이다. 아직은 곡면 형태로 고정된 제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고 있지만 기판과 배터리까지 휠 수 있게 되면 평소에는 접거나 돌돌 말아 갖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큰 화면을 쓸 수 있게 된다. 옷이나 팔찌처럼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 기기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리적 충격에도 강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화면이 깨지는 낭패를 보는 경우도 줄어든다. 박강호 대신증권 IT그룹 팀장은 “2014년부터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며 “새로운 기기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려는 것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술 선도업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곡면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면 앞으로 다양한 기기 개발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아이폰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특허로 삼성전자를 공격하고 있는 애플이 ‘곡면’ 특허 쇼핑에까지 나서면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현재 삼성과 LG에서만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애플이 곡면 스마트폰과 관련된 각종 특허를 미리 선점한 뒤 차세대 기기에 대해서도 판매 금지나 손해배상소송 등을 통해 국내 업체를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만큼 시장이 반응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휜 모양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실제 G플렉스는 판매량이 일 평균 300~400대, 갤럭시 라운드는 200~300대로 아직까진 매출이 신통치 않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계는 본격적인 플렉시블 스마트폰으로 나아가기 위해 첫 관문을 통과한 정도”라 고 말했다.

손해용·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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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회의 문화'다.

 

회의 문화는 IT 분야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고, 회의 문화가 개선된 회사들도 많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회사들도 아직 많다.

 

회의가 많은 회사는 망한다는 속설도 있는데, 하루종일 회의하느라 정작 일은 퇴근 시간 지나서야 할 수 있다고 하소연하는 고참 개발자나 팀장들을 많이 봤다. 회의를 많이 하는 증상이 있는 회사는 회의 자체의 문제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높다.

 

회의를 하는 방식 자체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 회사들은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이것은 여러 문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업무지시를 서로 만나서 해야 하고 얼굴을 봐야만 얘기가 되는 상황이라면 재택근무로 일하기 어렵다.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모두 집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해보자. 전혀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회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안건의 상당수는 만나지 않고 시스템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충분히 의논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회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 안건들도 있다. 이런 안건도 만나서 난상토론을 하기 보다는 이슈를 다 정리한 후에 공유하고 몇가지 핵심 결정사항만 회의를 통해서 해결하면 된다.

 

굳이 만나서 해결할 필요도 없고 전화나 화상회의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내용은 이미 공유되어 있고 핵심 사항만 의논하고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일하는 과정이 시스템을 통해서 투명하게 공유가 되면 굳이 만나서 회의를 해야 할 일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SI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고객이 개발자의 출석체크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모아 놓고 일을 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진행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안보이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 또한 투명하게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재택근무 대신 모여서 일을 한다고 해도 재택근무가 가능한 형태로 일을 해야 더 효율적이다. 현재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면 근본 원인을 생각해보자.

 

둘째, 경영진에 보고하는 회의가 비효율적이다.

 

주간회의와 같은 형태로 주기적으로 정리를 해서 한주간의 업무를 부서별로 취합, 정리해서 보고를 하는 형태의 회의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런 형태의 보고회의는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이런 회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회의는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발자를 겸하고 있는 개발팀장들의 시간을 많이 소모한다. 그리고 취합되고 정리되는 과정에서 많은 핵심정보는 사라지고 예쁘게 꾸며진다. 경영진은 적나라한 개발현황은 보고 받지 못하고 화장이 잘 된 보고를 받게 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모든 개발과정은 시스템을 통해서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하고 경영진은 이 시스템들을 통해서 개발 진행상황을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 경영진이 약간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스템이 경영진이 필요한 보고서를 실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고 우선적으로 개발문화가 투명하게 바뀌어야 한다.

 

경영진은 실시간으로 모든 개발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시스템을 통해 이슈 관련 논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앉아서 보고를 받고 구도로 지시하는 방식으로는 너무 비효율적이고 느리다. 회의시간에는 중요한 이슈 몇가지만 논의하면 된다. 시스템에 있는 정보를 굳이 다시 보고를 받을 필요는 없다.

 

회의에 관련해서 몇가지 이슈를 섞어서 얘기를 했지만 이 또한 여러 개발 문화와 얽혀있다. 공유가 부족하면 수시로 만나서 물어봐야 하기 때문에 회의가 많아진다. 문서화를 싫어하니 정리한 후에 간단히 결정만 해도 될 회의를 만나서 얘기로 다 풀어야 한다.

 

시스템을 통해서 논의를 했으면 자동으로 공유가 되는데 만나서 논의한 내용은 기록에도 남지 않는다. 나중에 딴 소리를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내용을 모르니 똑같은 사안을 또 물어본다. 시스템에 개발 현황이 투명하게 공개가 안되니 일일이 만나서 공유해야 한다.

 

뭐든 빨리 빨리 해결하려고 하니 일단 이슈가 생기면 시간이 약간 더 걸리더라도 효율적인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즉시 만나서 해결하려고 한다.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것에 습관이 안돼 있으면 회의를 하면서도 기록을 하지 않고, 그렇다보니 결정사항을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처럼 이제부터 회의문화를 개선해보자고 회의 방법만 고쳐본들 별로 나아지는 것을 없을 것이다. 재택근무가 마치 옆에서 일하는 것처럼 효율적으로 가능할 정도로 근본 원인을 하나씩 개선해야 한다. 그러려면 프로세스, 기반시스템도 바뀌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전반적인 개발문화가 바뀌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회의 문화도 조금씩 개선이 되고 회의 횟수와 시간도 줄며 좀더 효율적인 회의문화가 정착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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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은 '장화를 신기다' 라는 뜻으로 농사지을 때 하루을 장화 신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 처럼

컴퓨터 동작을 수행 할 때 처음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부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부팅 순서

1. 롬바이오스

2. Power On Self Test

3. 롬 바이오스 프로그램 동작

4. 시스템 요약 정보

5. OS 읽어 메모리에 올리기 (A 2 C)

 

콜드부팅 : 1단계 부터 5단계 까지 순차적 진행하는 부팅

웜 부팅 : 1,2단계를 생략하고 3단계 부터 진행하는 부팅

 

웜부팅의 경우 시스템을 검사하는 과정이 생략되며, 다시 부팅 할 때까지도 램이 따뜻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해서 웜 부팅이다. 콜드 부팅의 경우 전원을 켜 높은 전압과 과부하가 생기므로 콜드 부팅을 자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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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앱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클라우드 스마트폰’이 삼성과 애플을 위협할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영국 3대 경영대학 중 한 곳인 워릭경영대학원의 로널드 크린게비엘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클라우드를 이용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클라우드 OS란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직접 설치하지 않고 웹에서 바로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크린게비엘 교수는 클라우드 OS가 확산되면 저사양 스마트폰도 고사양 스마트폰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

빠른 앱 프로세서 없이도 클라우드에 바로 접속해 앱을 실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공간에 앱을 저장해두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큰 메모리 용량도 필요하지 않다.

그는 “클라우드 폰이 나오면 모든 스마트폰은 ‘바보 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린게비엘 교수는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모든 앱은 클라우드에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기 위한 링크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고성능의 프로세서도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클라우드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봤다.

크린게비엘 교수는 오늘날 삼성의 타이젠 OS나 파이어폭스, 우분투 에지, 세일피시 등이 클라우드OS 형태로 발전해가고 있으며, 네 개의 OS 모두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로 성공을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중국 레노버 같은 제조사가 클라우드 기반의 OS를 쓰기 시작하면 영향력이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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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포럼 가보니

웨어러블 기기용 '쿼크'칩 공개
인텔칩 탑재 11만원 이하 저가형 태블릿도 출시계획 “인텔은 데이터센터에서 웨어러블(착용식) 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 시장을 선도할 것입니다.”

인텔이 모바일은 물론 ‘포스트모바일’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인텔개발자회의(IDF) 2013 기조연설에서 인텔이 지금까지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가운데 가장 작은 ‘쿼크’ 프로세서 제품군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텔이 발표한 쿼크 프로세서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 크기의 20%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아톰 프로세서에 필요한 전력의 10%만 있으면 작동하는 초소형·초저전력 프로세서다. 스마트 안경이나 스마트 시계 등 웨어러블 기기, 정보기술(IT) 기기 간 낮은 전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다량의 통신을 해야 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장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르자니크 CEO는 “협력사가 제품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이 칩이 사용된 샘플 보드를 연내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르자니크는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해즈웰)의 후속 제품인 5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브로드웰)도 소개했다. 인텔의 주력 제품이 될 브로드웰 프로세서는 14㎚(나노미터) 제조 공정으로 만들어져 올해 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이날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 ‘베이트레일’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IoT·웨어러블용 칩을 깜짝 공개해 예상외라는 반응이다. PC 시장 강자로 군림해 왔으나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었던 인텔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포스트모바일 전략까지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르자니크 CEO는 지난 5월 폴 오텔리니 CEO의 뒤를 이어 인텔의 수장이 된 뒤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기조연설 내내 그는 “인텔은 최고의 개발자와 개발 환경,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혁신과 통합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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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매모리 추가 설명 :

http://ko.wikipedia.org/wiki/%ED%94%8C%EB%9E%98%EC%8B%9C_%EB%A9%94%EB%AA%A8%EB%A6%AC

(위키피디아)

 

플래시메모리의구조, NOR/NAND 플래시



1. 비 휘발성 반도체 메모리, 플래시 메모리

가. 플래시 메모리의 정의
- 전기적으로 데이터를 지우고 다시 기록할 수 있는 비 휘발성 컴퓨터 기억 장치를 .
나. 플래시 메모리의 특징- EPROM 과 EEPROM 의 장점을 결함
- 1개의 트랜지스터로써 EPROM의 프로그램 입력 방법과 EEPROM의 소거 방법을 조합







2. 플래시 메모리의 구조

가. 플래시 메모리의 구조
- Cell : 순수한 Data 가 저장되는 공간
- Logic : Cell 을 찾아 가기 위한 회로, 각 종 레지스터로 구성
- 플래시의 Cell 은 옥사이드로 구성되어 있어 비 휘발성







나.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별 논리구조





















3. NOR 플래시 와 NAND 플래시

가. NOR 플래시
- 바이트 단위로 읽기 가능한 RAM 형태의 인터페이스
- 쓰기기능의 경우 해당 바이트의 1인 비트를 0으로 변경하는 동작만 가능
- 읽기 성능은 우수하지만 쓰기와 소거 기능이 저조
- 마모현상으로 인하여 소거회수에 제한이 있음
나. NAND 플래시
- NOR 플래시에 비하여 높은 직접도
- 일정 영역(페이지) 단위의 읽기 및 쓰기 (별도의 인터페이스 필요)
- 읽기 성능은 저조하며 쓰기성능은 우수
다. NOR 및 NAND 플래시의 특징 비교




4. 플래시 메모리의 활용- 초기에는 소형 임베디드 장비의 데이터 저장소로 활용
- 미세공정 및 기술 발전에 따라 용량 증대로 기존 Disk 의 대체용도로 활용

 

출처 : http://i-bada.blogspot.kr/2012/04/nornand.html#!/2012/04/nornan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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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IT·콘텐츠 산업 지각변동"

중국 베이징의 중산층 밀집 지역인 차오양구 마뎬에 있는 궈메이 가전매장. 3층에 있는 TV 판매장에 올라가면 모든 가전업체 매장 한복판에 예외 없이 초대형(84~85인치) 초고화질(UHD) TV가 진열돼 있다. 풀HD TV보다 화질이 네 배 이상 선명해 영상이 거의 3차원(3D)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장에는 각각 85인치와 84인치 제품만 전시돼 있다. 반면 중국 업체인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캉자 창훙 등의 매장에서는 39인치부터 84인치까지 다양한 UHD TV를 볼 수 있다. 하이센스 매장의 84인치 UHD TV 가격은 9만9999위안(약 1845만원).

삼성과 LG 제품(약 24만~25만위안)의 40% 값이다. 디스플레이를 한국보다 싼 대만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이센스 매장 직원은 “삼성이나 LG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 보니 찾는 사람이 많다”며 “요즘 팔리는 대형 TV 10대 중 3대 정도는 UHD TV”라고 말했다.

UHD TV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세계 UHD TV 시장 규모가 올해 93만대에서 3년 뒤인 2016년에는 987만대로 열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UHD TV 시장의 확대는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시동이 걸렸다. 올해 세계 UHD TV 판매 대수의 70%에 달하는 63만5000대가 중국에서 팔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AVC의 류촹 부장은 “중국은 TV 업체들이 혼전을 벌이고 소비자도 다기능 제품을 선호해 UHD TV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빨리 형성됐다”며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내년에는 본격적인 UHD TV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UHD TV 상용화 발걸음이 빨라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차세대 방송기술 로드맵’에서 케이블방송은 2014년, 위성방송은 2015년부터 UHD TV를 상용화하기로 했다. 올 4월 발표한 로드맵보다 상용화 시기를 6개월~1년가량 앞당겼다. 미래부가 상용화 시기를 조정한 것은 자칫 세계 시장에서 UHD TV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에 밀려 고전을 거듭했던 소니 등 일본 전자업체도 UHD TV에 사활을 걸었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방송기술 개발 예산으로 31억엔(약 347억원)을 책정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UHD TV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점도 미래부가 적극 지원에 나선 배경이다. TV와 셋톱박스 부품 등 제조업뿐 아니라 플랫폼 콘텐츠 등 생태계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이미 플랫폼인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영화·방송 콘텐츠 제작 업체들도 UHD TV 시대 준비에 나섰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만큼 C-P-N-T(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 전 산업에 걸쳐 혁신과 더불어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6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UHD TV 해상도를 세계 표준으로 공식 인정했다. UHD TV 해상도를 4K 영상은 풀HD 영상 대비 4배, 8K 영상은 16배 선명하고 또렷한 해상도로 규정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U의 세계 표준 인정에 따라 올해는 UHD TV 시장 생태계 조성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태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주요 방송사가 UHD TV 시대를 적극 준비하고 있어서다. 일본 NHK, 독일 스카이, 미국 다이렉TV 등 각국 주요 방송사가 UHD TV 서비스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케이블과 위성방송, 지상파 방송이 시험방송을 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은 “3차 TV 혁명의 막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라디오에서 TV로 진화한 게 1차 혁명, 컬러 TV가 2차 혁명, UHD TV가 3차 혁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3D TV, 인터넷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 TV 등 기술 진화가 있었지만 진정한 TV 혁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TV의 본원적인 가치인 화질이 혁신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에서 UHD TV가 진정한 3차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전설리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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