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2분기 실적에 시장은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이익이 20% 이상 하락했지만 워낙 기대치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 실적에 대한 시장의 환영은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혁신 제품 부재 등 우려가 눈앞에 와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이 앞으로 IT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2분기 호실적을 낸 국내 IT주들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순이익이 22% 감소한 69억달러(주당 순익 7.4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주당 순익 7.32달러의 사상 최악 실적을 예상했던 만큼 시간 외 주가는 4.76%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24일 LG이노텍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10.6% 상승해 기대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 역시 시장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은 실적을 냈다. 앞서 실적을 공시한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52% 이상 늘었고, 25일 발표 예정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견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숫자상으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전반적으로 대형 IT기업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걱정은 그 이후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인한 후폭풍이 3분기 본격화할 전망이다.

실제 애플 아이폰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20% 이상 늘었지만 최신작인 아이폰5가 아니라 가격을 내린 아이폰4와 아이폰4S 수요가 많았다.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CIRP) 자료에 따르면 지난 4~6월 전체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아이폰5가 52%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4S와 4가 차지했다. 이들 아이폰 구형 제품들은 2년 약정에 공짜이거나 100달러 이하의 저가폰에 해당했다.

전체 판매량도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4779만대에서 올 1분기 3743만대, 2분기 3124만대로 줄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명사인 아이폰의 판매량 하락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애플은 3분기 매출을 340억~370억달러로 내놔 370억달러를 예상한 시장 전망보다 낮춰 잡았다.

이날 발표된 LG전자 역시 전체 실적은 시장 추정치에 맞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부 2분기 영업이익(612억원)은 전분기 1328억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와중에 이익이 급감했다는 것은 보급형 제품 위주로 팔렸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매출액 감소가 예상된다. IT기업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거래소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6월 초 1만1811에서 24일 1만321로 12.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00에서 1912로 4.4% 조정됐다.

한 펀드매니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수요를 창출할 만한 추가 혁신도 단기간에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이 적용된 완전히 다른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기대를 걸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가 스마트폰 관련 부품주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에는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등과 힌지,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IT 기업이 관련돼 있다.

3분기까지는 IT주에 대해 크게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 소비가 확대된다는 신호가 나와야 기관과 외국인이 IT주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IT 기업 실적은 좋다고 할 수 있지만 하반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개별 종목 발목을 잡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촉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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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우주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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